전체폴더

슬픈 상사화

수만김 2024. 8. 7. 13:57

슬픈 상사화

 

                                 김만수

해년마다 상사화는 
이른 봄날 
빼꼼히 뾰족이 세상에 나와  
파아란 잎을 한 잎 한 잎
봄날 가득
하늘 향해 식구를 늘려나간다.

뜨거운 여름이 오면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그 짙은 녹색의 잎사귀를 
처절하게 늘어뜨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살그머니 다시 그 자리에 
뭐가 그리 서럽고 그리워 
뜨거운 팔월 태양을 향해 
화려하지도 않게 
연분홍으로 살짝 피었다가
흔적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리는가?
슬픈 상 ·  사 ·  화.

내년에도 
그 자리에 또 나타나겠지
슬픈  ·  사 ·  화.

'전체폴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리  (0) 2024.11.05
우리 손자 도현에게  (0) 2024.05.30
가을 인가 벼  (1) 2023.11.24
가을인가요, 겨울인가요  (1) 2023.11.24
또 하나의 나이테  (0) 2020.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