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상사화
김만수
해년마다 상사화는
이른 봄날
빼꼼히 뾰족이 세상에 나와
파아란 잎을 한 잎 한 잎
봄날 가득
하늘 향해 식구를 늘려나간다.
뜨거운 여름이 오면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그 짙은 녹색의 잎사귀를
처절하게 늘어뜨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살그머니 다시 그 자리에
뭐가 그리 서럽고 그리워
뜨거운 팔월 태양을 향해
화려하지도 않게
연분홍으로 살짝 피었다가
흔적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리는가?
슬픈 상 · 사 · 화.
내년에도
그 자리에 또 나타나겠지
슬픈 상 · 사 ·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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