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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겨울비
수만김
2023. 12. 11. 23:27
겨울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조용조용 살포시 내렸다.
아이들 소리 교실에서 멀어진 뒤에도
겨울비가 내렸지.
포근포근 조심조심 내렸다.
춥지 않은 날이
겨울답지 않는 날이
태안에 벚꽃을 피우고
천안에 개나리꽃 피웠다.
겨울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눈이 올 자리에
포근한 비가 끼어들어
겨울잠 꽃눈을 깨웠다.
내년 봄 봄꽃들 어떡하지.
봄을 지나쳐 바로 여름으로 가면 어떡하지.
하기사, 뒤죽박죽 거꾸로 세상
계절이라고 가만있으랴?
못 미치는 게 이상하지.
겨울비가 내렸다.
포근하게
조용하게
미치면 안 되는데
계절이 지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