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서

인간에 대한 예의

수만김 2017. 8. 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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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해 살짝 이야기하고 싶다. 자존심, 자존감 살짝 상한 ~ 그 상황에 그 말을 꼭 했어야 했을까? 교장이라는 작자가 교직 30년차 평교사에게... 아이들 앞이라 자존심 상했지만 많이 참았다. 나이 먹어서 그런지 잘 참는다. 힘 떨어져 그렇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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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교시에도 4-6학년이 모여 동아리 활동 발표회가 있었다. 그 시간이 마침 3학년 체육 수업과 겹쳐 있어 3학년 아이들에게도 선배들의 동아리활동에 관심을 갖게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보는 것도 유의미 있는 체육 수업이 될 거라 생각하고 3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뒤에서 발표회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 발표회가 진행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 쯤 산만한 아이들이 눈에 띄었는지 교장이라는 작자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몇학년 이며, 무슨 시간이냐고? 아이들에게 답을 듣자마자, 내게 요상한 표정 지으며 하는 말, "교실 가서 수업하시지. , 여기 있냐고?" 그런말 듣고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라 "교실에서 체육수업 하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아이들을 일으켜 세워 교실로 이동해버렸다. '그럼, 그 시간 운동장엔 억수로 내리는 장맛비와 체육관 사정이 그러니, 발표회 관람 한다.' 교장에게 사전에 결재 받지 않았냐? 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는 거겠지... '개지랄 너는 평교사 때 사정이 있을 때 마다 그 시간 어떻게 한다고 교장에게 결재 받았냐?' 기분이 ×같았다. '이러려고 선생 되었나, 자괴감이 또 한 번 쌓였다.'

이번 9월에 명퇴하는 동기 2명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누구보다 진짜 참선생의 길을 걸었던, 자존심이 너무 강했던, 그 누구보다 전문적인 재능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쳤던 ~. 아직 8월 정년이 만으로 10년 남았다.

견디자. 질기게. 이이들이 싫어질 때 떠나자. '진즉 약싹빠르게 좀 살지. 이 못난 평생 선생할 놈아,'

'네가 입버릇처럼 했잖아, 존경받는 평교사가 꿈이라고.'

에이 씨~ 시간을 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