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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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해 살짝 이야기하고 싶다. 자존심, 자존감 살짝 상한 ~ 그 상황에 그 말을 꼭 했어야 했을까? 교장이라는 작자가 교직 30년차 평교사에게... 아이들 앞이라 자존심 상했지만 많이 참았다. 나이 먹어서 그런지 잘 참는다. 힘 떨어져 그렇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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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교시에도 4-6학년이 모여 동아리 활동 발표회가 있었다. 그 시간이 마침 3학년 체육 수업과 겹쳐 있어 3학년 아이들에게도 선배들의 동아리활동에 관심을 갖게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보는 것도 유의미 있는 체육 수업이 될 거라 생각하고 3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뒤에서 발표회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 발표회가 진행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 쯤 산만한 아이들이 눈에 띄었는지 교장이라는 작자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몇학년 이며, 무슨 시간이냐고? 아이들에게 답을 듣자마자, 내게 요상한 표정 지으며 하는 말, "교실 가서 수업하시지. 왜, 여기 있냐고?" 그런말 듣고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라 "교실에서 체육수업 하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아이들을 일으켜 세워 교실로 이동해버렸다. '그럼, 그 시간 운동장엔 억수로 내리는 장맛비와 체육관 사정이 그러니, 발표회 관람 한다.' 교장에게 사전에 결재 받지 않았냐? 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는 거겠지... '개지랄 너는 평교사 때 사정이 있을 때 마다 그 시간 어떻게 한다고 교장에게 결재 받았냐?' 기분이 ×같았다. '이러려고 선생 되었나, 자괴감이 또 한 번 쌓였다.'
이번 9월에 명퇴하는 동기 2명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누구보다 진짜 참선생의 길을 걸었던, 자존심이 너무 강했던, 그 누구보다 전문적인 재능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쳤던 ~. 아직 8월 정년이 만으로 10년 남았다.
견디자. 질기게. 이이들이 싫어질 때 떠나자. '진즉 약싹빠르게 좀 살지. 이 못난 평생 선생할 놈아,'
'네가 입버릇처럼 했잖아, 존경받는 평교사가 꿈이라고.'
에이 씨~ 시간을 돌리고 싶다.